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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ke university hospital 연수기 -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외과 부교수 안수경

연수지 선정과 연수 준비

2022년 8월이 되어서야 기다리고 있던 2023년도 해외연수자 신청 공고가 병원 게시판에 떳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연수 대기가 밀려 매년 예정된 일정에 공고가 나지 않고 연기되어, 공고가 언제날지 병원측에서도 속시원이 알려주지 않던 상황이어서 공고가 뜨고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서야 연수지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연수 가 계신 타병원 선생님들에게 연수 자리도 소개받고 하면 좋으련만 코로나로 인하여 생긴 연수공백으로 비빌 언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미서부 쪽으로 연수를 원하였는데, 많은 선배님들이 연수 다녀오신 UCLA PI 교수님은 이제 은퇴해서 안계시고, 저도 뚜렷한 연구 주제를 찾지 못해서인지 다른 교수님들께 확실한 PI를 소개받는 것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막연히 쥐 잡는 실험은 못하겠다 싶었고 lab 보다는 임상으로 가고 싶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코로나직후여서 그럴 수도 있으나, 1년짜리 연수를 임상 observation으로만 가는 것은 어려운 일 같습니다. wet lab 이던 dry lab 이던 lab이 끼어야 수월하게 연수가 결정되는 거 같았습니다. 저는 Society of Surgical Oncology site에서 breast oncology fellowship을 제공하는 병원의 담당 breast staff나 chief director를 찾아 list up 해서 메일을 돌렸습니다. 메일내용에는 저의 소개 포함한 CV와 PI연구를 칭송하는 내용, 그들의 연구주제를 보고 같이 연계해서 하고 싶은 연구들을 간략하게 적어서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메일 하나 쓰는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려웠는데 10건이상 쓰다 보니 나름의 요령도 생기고 소요시간도 짧아졌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저도 연수 준비과정이 너무 힘들어 가지 말까 보다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다녀오신 모든 선생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심지어 병원 원장님까지도)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연수는 절대 가야 한다”를 외치셔서 쥐어짜며 결국 연수를 와서 보니, 정말 이런 고생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지금의 연수 생활은 저의 의사 인생에 더는 없었던, 행복하고 여유로운 시간이긴 합니다. 저의 경우는 보낸 메일 중 1/3 정도만 회신이 왔고 그마저 코로나로 아직 상황이 여의치 않아 받아 줄 수 없다거나 1년 visiting은 어렵다는 내용이 많아, 최종 두 병원 PI와 화상 미팅을 하고 이곳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PI인 Maggie DiNome 교수는 breast surgeon으로 Duke University hospital의 breast surgery section chief 로, 유방암의 epigenetic marker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쥐를 잡지 않아도 되는 dry lab 이어서 선택하게 되었지만, 잘 배우고 온다면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제 나름대로 지속할 수 있을 거 같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연수를 준비중이시라면 관심있는 연구 분야를 정하셔서 미리 해외 학회 등을 통해 PI와 직접 인맥을 쌓아놓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또 한가지 팀은 미국 대학에서 DS2019 서류 발급시에 연수자의 영어회화능력을 검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토플이나 토익 등의 점수를 미리 따놓으실것을 권합니다. PI가 증빙하면 영어시험점수가 없어도 된다고 들었으나 막역한 PI가 아니라면 이것까지 요구하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연수지 관련

제가 연수 온 Duke University는 North Carolina, Durham에 있습니다 Duke university는 연구 중심 사립 대학교이며 미국 내 10위권 안에 드는 유서 깊은 명문 대학으로 캠퍼스가 고풍스럽고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연수생활은 대학내 Levine research center와 병원 임상(외래, 수술)을 observation 하는 스케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Durham 은 Duke University,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Chapel Hill 세 대학과 research triangle park를 포함하여 부르는 research triangle 내의 지역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LA등의 대도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집값 등이 저렴하면서도 매우 안전하고 깨끗한 동네입니다. 미국 남부사람들 특유의 친화력이 있어 이주민들에게도 매우 친근하게 다가와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지도에서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방으로 뻗어 있는 여행지로의 우수한 접근성은 연수지로써 최적합한 지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만 한가지 흠이라면, 직항이 없습니다. 아틀란타나 뉴욕 워싱톤 등에서 국내선으로 한번 경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나 롤리더럼공항(RDU)과 Durham 이 차로 20분내에 위치해 있어,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글을 맺으며, 연수를 준비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저처럼 맨땅에서 헤딩하는 상황이 되어도 결국 올 연수 자리들이 있고, 준비과정과 정착과정이 좀 고되서 그렇지 결국에는 의사가 된 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여유롭고 만족스러운 시간들이 될 테니 중간에 포기하지 마시고 꼭 연수 성공하시길 기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