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자료 (코로나 관련 의료인의 역할)

COVID-19 대유행 시대의 전담 병원 근무 경험-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 윤석화


3월, 8월에 이어 11월 25일을 기점으로 COVID-19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점점 증가하여 12월 12일 1000명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병상 부족 현상이 현실화 되었고, 제가 일하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주차장의 절반을 폐쇄하고 모듈 병원을 건립하여 개소하였으며, 약 20병상의 중환자실을 폐쇄하고 모듈 중환자실 인력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길 건너편의 미 공병단 부지에 약 120침상 규모의 경증 치료 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이 위중한 COVID-19 확진 환자들은 수도권에서 입원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여 입원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우리 외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물론 COVID-19 환자의 병상 부족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한 파급 효과일 것입니다. 특히 Acute care surgery와 같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한 영역의 곳곳에서 환자 진료에 있어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외상 당직 휴대폰의 벨 소리 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하 NMC)이 외상 센터를 다시 운영하면서 자주 전원 요청을 주시던 OOO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중증 외상 환자를 받아줄 수 있는 지 문의하는 전화입니다. 죄송하지만, 현재는 코로나 전담 병원이라서 환자를 수용할 수 없습니다.

“Collateral damage”

수도권의 COVID-19 환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저희 외상 센터에서도 Collateral damage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먼저, 외상 후 inflammatory reaction으로 발열이 있는 경우가 많아, 많은 중증 외상 환자들이 찾아간 병원 입구에서 체온 측정 단계에서부터 거절을 당하는 등, 5개 이상의 병원에서 거절을 당하며 골든 타임을 놓쳐 저희 외상 센터를 방문하게되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외상 환자 콜을 받았고, 그 분도 저희 병원이 8번째만에 수락을 받은 병원이라고 하셨습니다.
두번째는 수혈에 있어서 제약이 많습니다. 헌혈 양이 많이 줄어, 특정 과에서 미리 혈액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졌습니다. 특히 외과계에서는 더 와 닿을 것이며, Trauma와 같은 Acute care surgery에서는 보통 문제가 아닌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더하여, 많은 인력이 본업에 힘을 쏟지 못하고 COVID-19 쪽으로 파견을 나가야 하기도 하고, 저희 병원과 같이 따로 제 2의 당직 스케줄을 활성화하여 2중 당직을 서야 하는 병원도 있습니다.
넷째는, 외상의 질 관리, 응급실의 질 관리 등에 투입되는 비 임상 인력들이 COVID-19 일을 겸하면서 눈앞에 바로 성과가 보이지 않는 질 관리 영역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로, 학술 대회나, 교육의 기회 등이 매우 줄어들면서, 양질의 의료수준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무적으로 중환자실을 COVID 병상으로 할애하는 병원의 경우는 비 COVID 환자가 사용해야 할 중환자 병실이 그만큼 이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병실이 없어서 수용하지 못한다는 타병원의 콜이 부쩍 늘어난 것이 그것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에서의 외상 환자 진료”

저희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에서는 현재 발열 유무를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오는 모든 외상 환자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환자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외상 환자가 온 경우 4종 (N95, Face shield, glove, gown) 만을 착용하고 환자를 보기 시작합니다. 저희 병원의 COVID-19 중환자실에서는 현재로는 Level D를 착용하고 있지는 않고 4종 보호구 만을 착용하고 있으며 그 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환자가 발열이 있거나 (대부분 119 대원이 알려주십니다.) COVID-19 확진 경로와 역학적 연관이 있는 경우 병원 건물 밖에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 소생실이 아닌 음압 구역에서 환자를 보게 됩니다. 중환자실이나 수술실로의 이동이 필요해 보이는 중증의 경우 Rapid COVID test를 진행하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1시간 ~ 1시간 20분 정도입니다. 그러면 중환자실로 입원하실 환자의 경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응급실에서 대기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음압 수술실에서 4종을 착용하고 수술을 진행하며, 수술 중 코로나 검사 결과를 통보 받게 됩니다.
일반적인 코로나 검사를 한 경우의 경증 외상 환자는 PUI(Patient under investigation) 병상으로 입원을 하여 다음 날 결과가 나오면 일반 병실로 옮깁니다.

COVID-19가 확산되면서 진료의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를 느끼시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도 환자를 위하여 빠르게 상황과 환경에 적응하여 Collateral damage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학회 회원 선생님들은 충분히 해내리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